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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공공기관 백서 디자인, 완성도를 높이려면?

20년의 기록이 딱딱하지 않으려면

풍경 사진과 인포그래픽으로 풀어낸 제주 공공기관 백서 사례

백서 디자인

20년 치 연혁은 딱딱하고 지루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연도별 사건이 줄지어 있고 사업명과 성과 수치가 이어지는 책자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기록이 많다는 것과 읽기 어렵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창립 20주년을 맞아 지나온 시간을 한 권에 모으는 제주 공공기관 백서는 무엇을 담느냐만큼 어떻게 읽히게 하느냐에 따라 완성도가 갈립니다.

제주의 한 공공기관이 창립 20주년 기록을 만들 때도 출발점은 같았습니다. 딱딱한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요청이 있었고, 그 답은 지역의 풍경 사진과 성과를 보여 주는 인포그래픽이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백서 디자인에서 연혁이 무겁게 느껴질 때 읽는 부담을 덜어 주는 판단들을 차례로 살펴봅니다.

제주 공공기관 백서, 풍경 사진이 첫인상을 바꿉니다

연혁이 중심인 책자는 글자의 비중이 높아지기 쉽습니다. 이때 독자는 첫 장을 넘기기도 전에 공문서를 떠올리게 됩니다. 기관이 자리한 지역의 풍경 사진은 이 인상을 가장 빠르게 바꿔 주는 재료입니다. 제주 공공기관 백서라면 기관이 어떤 땅과 바다 곁에서 일해 왔는지가 사진 한 장으로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풍경은 장식에 그치지 않고 맥락이 됩니다. 글로만 읽을 때는 추상적이던 사업이 지역의 장면과 나란히 놓이면 훨씬 구체적으로 다가옵니다. 다만 사진이 많아질수록 글과 사진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도록 지면마다 어울리는 장면을 고르는 기준이 필요합니다. 아름다운 사진을 많이 쓰는 일과 지면에 맞는 사진을 쓰는 일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를 독자 여러분의 기관에 적용한다면, 먼저 지역을 가장 잘 보여 주는 장면이 무엇인지 후보를 모아 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다음 연혁의 각 시기와 어울리는 장면을 짝지어 보면 사진이 어느 지면에 들어가야 할지 자연스럽게 정리됩니다. 사진이 먼저 정해지면 글의 길이와 도표의 위치도 그에 맞춰 조정할 수 있어 편집 전체의 순서가 단순해집니다.

좋은 풍경은 현장에서 나옵니다

풍경 사진을 중심에 두려면 촬영이 먼저 준비되어야 합니다. 제주 공공기관 백서를 만든 이 사례에서는 기획팀과 촬영팀이 함께 제주도를 찾아 관계자의 사실적인 이야기와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한 번에 담았습니다. 현지 취재와 촬영을 같은 동선 안에서 묶으면 글과 사진의 분위기가 어긋나지 않습니다.

촬영은 정해진 시간 안에서 가장 좋은 결과를 얻는 일이라 사전 준비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그래서 예정보다 일찍 도착해 전체 일정을 확인하고 촬영 장소까지 미리 점검했습니다. 현장에서 시간을 아끼는 방법은 서두르는 것이 아니라 먼저 가서 확인하는 것입니다. 멀리 떨어진 지역일수록 다시 방문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 점검의 값어치는 더 커집니다.

이 방식을 자기 일에 옮기려면 촬영 전에 취재 대상과 장소의 목록을 한 장으로 만들어 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누구를 만나고 어디를 찍을지 정해 두면 현장에서 판단할 일이 줄어들고, 한 번의 방문으로 글과 사진을 함께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제주 공공기관 백서처럼 멀리 떨어진 현장을 다루는 책자라면 이 목록이 재방문 부담을 줄여 주는 안전장치가 됩니다.

성과는 인포그래픽으로 한눈에 보이게

20년 연혁에서 독자가 가장 쉽게 지치는 대목은 성과를 설명하는 부분입니다. 수치와 사업명이 문장 안에 섞여 있으면 어디가 핵심인지 찾기 어렵습니다. 이런 부분을 인포그래픽으로 바꾸면 같은 내용도 훨씬 빠르게 읽힙니다.

중요한 것은 역할을 나누는 일입니다. 사진이 분위기와 맥락을 맡고 인포그래픽이 성과를 맡으면 한 지면 안에서 둘이 부딪히지 않습니다. 풍경 사진만 가득하면 보기에는 좋아도 성과가 흐려지고, 도표만 가득하면 다시 딱딱해집니다. 백서 디자인에서는 풍경을 넉넉하게 쓰되 성과를 보여 주는 대목에서만 인포그래픽으로 가독성을 높이는 방식이 균형을 잡아 줍니다. 이 사례가 어떻게 완성되었는지는 제작 과정에서 더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독자가 자기 책자에 적용할 때는 성과 항목을 먼저 모두 적어 본 뒤 숫자로 말할 것과 문장으로 말할 것을 나누면 됩니다. 비교나 증가처럼 한눈에 보여야 하는 내용만 인포그래픽으로 옮기면 지면이 복잡해지지 않습니다. 제주 공공기관 백서에서 이 구분을 지키면 숫자가 필요한 곳과 설명이 필요한 곳이 분명해져 독자가 길을 잃지 않습니다.

20이라는 숫자가 표지의 말이 됩니다

표지는 책의 얼굴이라서 기념하는 해의 의미를 가장 먼저 전하는 자리입니다. 제주의 한 공공기관이 낸 창립 20주년 책자는 20주년이라는 의미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쪽으로 표지를 풀었습니다. 긴 제목이나 장식보다 숫자 하나가 먼저 읽히게 하면 이 책이 무엇을 기념하는지 펼치기 전에 전해집니다.

다만 숫자를 크게 쓴다고 상징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20이라는 숫자가 지면의 다른 요소와 어떤 관계를 맺는지가 중요합니다. 풍경 사진이 배경을 맡고 인포그래픽이 성과를 맡는 구조라면, 표지의 숫자는 그 둘을 하나의 인상으로 묶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제주 공공기관 백서처럼 지역의 이미지가 강한 책자일수록 표지는 말을 아끼는 편이 안정적입니다.

기획 단계에서는 기념하는 숫자를 표지에 어떻게 쓸지보다 이 책이 처음 만나는 독자에게 무엇을 먼저 전하고 싶은지를 먼저 정해 두는 순서를 권합니다. 그 답이 정해지면 숫자의 크기와 위치는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20년을 읽는 사람 쪽에서 바라보면

창립 20주년 기록물은 기관 내부의 자료인 동시에 지역 안팎의 독자가 처음 만나는 기관의 얼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연혁은 사실을 빠짐없이 적는 데서 끝나지 않고 20년이라는 시간이 읽는 이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까지 고민해야 합니다. 백서 제작의 처음부터 끝까지 이 질문을 놓지 않으면 사진을 고르는 기준, 성과를 보여 주는 방식, 표지의 숫자가 하나의 방향으로 모입니다.

연혁 기록물이 딱딱해지는 이유는 내용이 많아서가 아니라 읽는 사람을 떠올리지 않은 채 쌓아 두었기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같은 20년이라도 풍경이 맥락을 열고, 인포그래픽이 성과를 짚고, 표지의 숫자 하나가 흐름을 잡아 주면 기록은 훨씬 가까운 이야기가 됩니다. 숫자의 나열로 남을 것인지, 다시 펼쳐 보고 싶은 20년이 될 것인지는 결국 이 판단들에서 갈리고, 그 선택이 제주 공공기관 백서의 인상을 결정합니다.

실무에서는 기획 초반에 이 책자를 누가 펼쳐 볼지 한 줄로 적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 문장이 있으면 사진, 도표, 표지를 두고 의견이 갈릴 때마다 돌아갈 기준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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