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박물관 백서, 발간 목적에 맞춰 짜임새 있게 구성한 원고
백서 발간 목적부터 고려한 원고 기획
전라남도 다산박물관 백서 제작 사례
박물관은 개관 이후 시간이 흐를수록 전시와 연구,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기록을 쌓아 갑니다. 소장 유물과 사진, 행사 자료, 운영 성과처럼 남겨야 할 내용도 자연스럽게 많아지죠. 그래서 일정한 시점이 되면 흩어진 자료를 한데 모아 백서를 제작하게 됩니다.
하지만 자료를 빠짐없이 모으는 것만으로 백서가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왜 이 기록을 남기는지, 어떤 이야기를 중심에 둘지,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지를 먼저 정해야 한 권의 책이 같은 방향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번에 소개할 전라남도 박물관 백서도 발간 목적을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개관 이후 10년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동시에 박물관의 역할을 다시 조명하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전체 구성을 확실하게 잡고 나서 차근차근 작업을 진행한 결과, 기획부터 디자인•인쇄까지 발간 목적에 정확히 부합하는 박물관 백서를 제작할 수 있었습니다.
발간 목적을 확실하게 정해야 하는 이유
본격적인 제작에 앞서 전라남도에 있는 해당 박물관에 직접 방문하여 담당 선생님과 백서 발간 목적에 대해 이야기를 먼저 나누었습니다. 담당 선생님께서는 박물관이 개관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자료가 축적되었고, 이제는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할 시점이 된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하지만 이번 백서는 단순히 지난 기록을 한데 모아 정리하는 데서 끝나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박물관이 전라남도 지역에서 맡아 온 역할을 되짚어 보고, 앞으로의 방향까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했죠.
그래서 어떤 자료를 넣을지부터 정하기보다는 먼저 이러한 발간 취지를 원고에 어떻게 녹여낼지 함께 논의했습니다. 이 기준이 분명해지자 이후의 판단도 한결 수월해졌는데요. 목차를 나눌 때도, 제목을 정할 때도, 디자인이나 인쇄 사양 등을 정할 때에도 '박물관의 지난 10년과 앞으로의 방향성을 함께 보여줄 수 있는가'를 중심으로 진행해 주었습니다.
백서를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두 가지 메시지
담당 선생님이 중요하게 생각한 내용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박물관이 소장한 유물과 자료를 담아 내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그동안 운영해 온 다양한 교육 및 프로그램을 정리하는 것이었는데요. 이에 백서의 목차를 크게 두 가지 흐름으로 구성해 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파트 1은 박물관 소개 및 지난 10년의 역사로 구성했습니다. 이때 단순히 연혁을 나열하기만 하는 방식보다는 백서의 발간 목적을 고려하여 다산 정약용 선생의 정신이 해당 박물관의 설립 및 운영에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 보일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 주었습니다.
그리고 파트 2에서는 소장 유물과 교육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다산 선생의 정신을 오늘에 되새기고 이어 간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본문 흐름만으로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운 내용은 각 파트에 스페셜 섹션을 두어 별도로 보여주도록 구성했고요.
이렇게 목차의 역할과 정보의 비중을 정리한 뒤에는 백서 전체를 대표할 수 있는 제목을 논의했는데요. 지나온 시간을 기억하는 동시에 앞으로도 다산의 정신을 이어 가기를 염원한다는 뜻에서 "다산 기리고 이어가다"로 결정되었습니다.
메시지를 담고 있는 백서 디자인
이렇게 큰 틀이 잡혔다면 다음은 본격적으로 디자인을 입혀 주는 단계입니다. 이번 전라남도 박물관 백서 디자인은 해당 박물관만의 고유한 정체성이 자연스럽게 느껴질 수 있도록 로고 컬러의 녹색을 적극 활용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백서를 보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다산의 정신을 느낄 수 있도록 표지는 깨끗한 흰색 배경 위로 제목과 박물관 이미지만 배치해 보았는데요. 어딘가 투박한 듯하면서도 활력이 느껴지는 캘리그래피와 더불어 스케치로 표현된 박물관 전경을 통해 기록물로서의 품격뿐만 아니라 따뜻한 인상을 함께 담아 보았습니다.
또 박물관에서 제작하는 백서라는 특성을 고려하여 내지는 전반적으로 화보같은 느낌을 줄 수 있도록 해 보았는데요. 지면마다 여백을 넉넉하게 확보해 줌으로써 주요 유물들이나 지난 프로그램 등 다양한 항목들을 한결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박물관 백서, 흘러간 시간을 기록하는 일
완성된 인쇄물을 확인한 담당 선생님께서도 결과물에 만족해 주셨습니다. 발간 목적을 함께 정리하고, 목차와 원고의 흐름을 세우며, 그 기획 의도를 디자인과 인쇄 사양까지 일관되게 이어 간 과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습니다.
백서는 지나온 시간을 기록하는 책이지만, 동시에 앞으로 무엇을 이어 갈지 보여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작을 준비할 때는 자료의 양보다 먼저 발간 목적을 확인해야 합니다. 그 목적이 분명해야 목차가 흔들리지 않고, 원고와 디자인, 인쇄까지 한 방향으로 완성할 수 있습니다.
전라남도 박물관 백서 역시 지난 10년을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산의 정신을 기리고 이어 가는 한 권의 기록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오래 쌓인 자료를 어떻게 묶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면, 가장 먼저 ‘왜 이 백서를 만드는가’부터 정리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