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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 사회공헌

사회공헌 백서, 성과를 가치로 바꾸는 기획

숫자 너머의 변화를 보여주는 일

사회공헌 백서가 기획 단계에서 정하는 것들

사회공헌 백서

"성과를 담되, 자랑처럼 보이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사회공헌 사업을 정리한 책자를 만들 때 자주 듣는 요청입니다. 지원한 금액과 참여 인원, 프로그램 횟수를 나열하면 성과는 분명해집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이 사업이 누구에게 어떤 변화를 만들었는지 전해지지 않아요.

사회공헌 백서가 어려운 지점이 여기에 있습니다. 실적을 정확히 기록해야 하면서도, 읽는 사람에게는 그 실적이 만든 변화가 먼저 보여야 하거든요. 이 균형은 디자인 단계에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원고를 기획하는 시점에 이미 정해집니다.

사회공헌 백서는 읽는 사람의 범위도 넓습니다. 사업에 참여한 당사자와 협력 기관은 물론이고, 이 활동을 처음 접하는 일반 대중까지 손에 들 수 있거든요. 독자층이 넓을수록 무엇을 앞세울지 정하는 일이 더 중요해집니다.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한 재단의 사업 백서가 그랬습니다. 센터가 걸어온 시간과 성과를 담되, 앞으로에 대한 기대까지 함께 전해지기를 바란다는 요청에서 시작된 프로젝트였어요.

시안 한 편을 먼저 만드는 이유

원고 작업을 시작할 때 전체를 한 번에 쓰지 않습니다. 대신 대표가 될 만한 한 꼭지를 먼저 완성해 확인을 받습니다.

문장의 온도와 호흡, 성과를 다루는 방식까지 이 한 편에 다 담깁니다. 기관에서 원하는 결이 맞는지 여기서 확인하고 나면, 나머지 페이지는 그 기준을 따라가면 되거든요.

이 방식은 기관 담당자에게도 부담을 덜어줍니다. 완성되지 않은 전체 원고를 보고 방향을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완결된 한 꼭지는 결과물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니까요. 논의가 훨씬 구체적으로 오갑니다.

이 순서를 건너뛰면 전체를 다 쓴 뒤에 방향이 어긋났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때는 되돌리는 데 훨씬 많은 시간이 듭니다. CSR 백서처럼 여러 사업이 한 권에 모이는 경우에는 특히 그렇습니다. 사업마다 문체가 달라지면 한 기관의 기록으로 읽히지 않으니까요.

바깥의 숫자를 함께 가져온다

사회공헌 백서의 성과 페이지는 내부 실적만으로 채우기 어렵습니다. 몇 명을 지원했다는 숫자는 그 자체로는 크고 작음을 판단할 기준이 없거든요.

그래서 기관에 외부 지표를 함께 찾아달라고 요청드리기도 합니다. 같은 분야의 평균이나 이전 시점의 수치처럼, 비교할 대상이 있어야 성과가 의미를 갖기 때문이에요.

이때 자료를 주고받는 방식도 정리해두는 편이 좋습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기관과 공유 폴더를 만들어 모든 데이터를 순서대로 모았어요. 자료가 한곳에 쌓이면 무엇이 있고 무엇이 비었는지 바로 보이기 때문에, 추가로 요청드릴 항목도 빠르게 정리됩니다.

이 재단의 백서에서도 그동안의 결실을 보여주는 페이지를 따로 구성했습니다. 비교 기준이 함께 놓이니 같은 숫자가 훨씬 또렷하게 읽혔어요. 성과를 두드러지게 보여달라는 요청이 있을 때는 인포그래픽을 활용하는데, 다만 모든 수치를 그림으로 만들면 오히려 무엇이 중요한지 흐려집니다. 핵심 성과에만 시각화를 집중했습니다.

촬영은 원고와 같이 움직인다

사회공헌 사업은 사람이 중심입니다. 그래서 지면에도 사람이 보여야 하는데, 기존 자료 사진만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원고를 쓰는 중간에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어느 자리에 어떤 사진이 필요한지 원고 단계에서 미리 정해두었기 때문에 가능한 순서였어요.

촬영 전에는 계획표와 레퍼런스를 기관에 미리 보내 협의했습니다. 현장에서는 야외와 내부를 오가며 다양한 형태로 찍어 선택의 폭을 넓혔고요. 인트로와 아웃트로, 인터뷰 페이지처럼 사람이 드러나야 하는 지면은 이렇게 확보한 사진으로 채웠습니다.

사진이 늘어나면 고르는 기준도 필요해집니다. 잘 찍힌 사진보다 그 지면의 문장과 맞는 사진이 우선이에요. 원고와 촬영이 같은 시기에 움직이면 이 기준을 세우기가 한결 수월합니다.

한 가지 색을 지루하지 않게 쓰는 법

이 사회공헌 백서는 재단 로고의 레드 계열을 기본 색으로 썼습니다. 기관의 색을 그대로 가져오는 건 정체성 면에서 자연스러운 선택이에요.

문제는 한 색으로만 이어지면 눈이 금방 지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포인트가 되는 지면은 단색으로 힘을 주고, 나머지는 그라데이션으로 풀었습니다. 같은 계열 안에서 농도만 달라져도 페이지마다 인상이 달라지거든요.

제작 과정 확인하기

꾸밈 요소는 최소한으로 줄였습니다. 사진을 살리는 쪽이 이 사업의 성격에 맞았기 때문이에요. 대신 이미지 테두리를 사각과 라운드로 번갈아 적용해 단조로움을 덜었습니다.

책 밖으로 나가는 기록

인쇄는 B5 판형에 랑데부 용지로 진행했습니다. 특정 문구와 그래픽에는 에폭시 후가공을 더해 빛에 따라 반짝이도록 했고요.
여기서 한 가지 더 고려한 것이 있습니다. 이북 제작입니다. 사회공헌 사업은 관계자보다 일반 대중에게 알려질 때 의미가 커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온라인으로 유입된 사람이 휴대폰으로 바로 넘겨볼 수 있으면, 기록이 책장 안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기업이 만드는 CSR 사회공헌 백서도 같은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지원 규모나 참여 임직원 수를 정확히 남기면서도, 그 활동이 지역과 사회에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가 함께 읽혀야 하거든요. 주체가 재단이든 기업이든, 기획 단계에서 던져야 할 질문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사회공헌 사업을 정리하는 자리라면 지나온 성과만큼 앞으로의 방향도 함께 담기는 편이 좋습니다. 이 백서에서도 지난 결실을 다루면서 다음을 기대하게 하는 문장을 곳곳에 두었어요. 기록이 마침표가 아니라 다음 장의 시작처럼 읽히도록요.

좋은 사회공헌 백서는 성과를 크게 보여주는 책이 아닙니다. 그 성과가 누구에게 어떤 변화를 만들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무엇을 이어갈지가 함께 읽히는 책이에요. 그 방향은 기획 단계에서 정해지고, 디자인과 인쇄는 그 결정을 완성하는 과정입니다.

다른 백서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아래에서 이어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기관마다 다른 백서가 어떤 이야기로 완성되는지 그 과정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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