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 백서 발간을 앞두고 정해야 할 것들
자료를 모으기 전에 갈리는 것들
보건 백서 발간에서 먼저 답해야 할 다섯 가지 질문
보건 백서 발간이 결정되면 대개 자료부터 모읍니다. 부서별로 문서를 요청하고, 사진을 찾고, 지난 보고서를 뒤지죠.
그런데 자료가 다 모인 뒤에야 정해지는 것들이 있습니다. 어떤 순서로 엮을지, 사람의 목소리를 넣을지 말지, 사진이 없는 시기는 어떻게 채울지 같은 것들이요.
이런 결정이 늦어지면 모은 자료의 상당 부분이 쓸모없어집니다. 방향이 정해진 뒤에야 필요한 자료가 무엇인지 보이거든요.
한 건강생활지원센터의 10주년 보건 백서를 만들면서도 이 순서가 중요했습니다. 오늘은 발간을 앞두고 먼저 답해두면 좋은 것들을 짚어보겠습니다.
성과로 묶을까, 시간으로 묶을까
가장 먼저 정할 것은 본문을 무엇으로 나눌지입니다. 크게 두 갈래예요.
하나는 성과 중심입니다. 사업 영역별로 묶고 각각 어떤 결과를 냈는지 보여주는 방식이죠. 기관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한눈에 전해집니다.
다른 하나는 시간 중심입니다. 연도별로 이어가며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보여주는 방식이에요. 축적된 변화가 드러나고, 초기와 지금을 비교하기 쉽습니다.
돌봄이나 지원 사업이라면 시간 쪽이 어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과가 한 해에 완결되지 않고 여러 해에 걸쳐 쌓이는 성격이니까요. 다만 사업 수가 많으면 연도별 서술이 흩어질 수 있어 두 방식을 섞기도 합니다.
두 방식 중 무엇을 고르든 앞부분에는 전체를 조망하는 지면을 둡니다. 독자가 세부로 들어가기 전에 이 기관이 어떤 곳인지 먼저 알아야 뒤의 내용이 붙거든요.
중요한 건 이 선택이 자료 요청서의 형태를 바꾼다는 점입니다. 성과 중심이면 사업별로, 시간 중심이면 연도별로 받아야 하거든요.
새로 모을까, 있는 것을 쓸까
다음은 자료를 어디서 가져올지입니다.
설문이나 인터뷰로 새로 모으는 방법이 있습니다. 원하는 내용을 정확히 얻을 수 있지만 시간이 많이 듭니다. 대상자를 섭외하고 회수를 기다리는 기간이 만만치 않거든요.
기관이 보관 중인 기존 자료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미 정리된 문서를 쓰는 것이라 훨씬 빠릅니다. 다만 필요한 내용이 빠져 있을 수 있고, 오래된 자료일수록 형식이 제각각입니다.
대체로는 기존 자료를 기본으로 삼고 비는 부분만 새로 채우는 쪽이 효율적입니다. 어느 시기의 어떤 항목이 부족한지는 목차가 잡혀야 보이니, 앞의 결정이 먼저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자료를 받을 때는 형식도 함께 정해두면 좋습니다. 어떤 항목을 어떤 단위로 적을지 미리 알려주지 않으면, 같은 사업인데 부서마다 다른 방식으로 적어 옵니다.
사람의 말을 어디에 둘까
보건 백서 발간에서 자주 놓치는 부분입니다. 사업의 실적은 문서에 남지만, 그 사업이 누구에게 어떻게 닿았는지는 문서에 잘 남지 않거든요.
그래서 담당자의 현장 경험이나 이용자의 이야기를 따로 담을지 정해야 합니다. 넣기로 했다면 어느 자리에 둘지도 함께 정합니다.
이 백서에서는 본문 사이사이에 웹진 형식의 지면을 넣었습니다. 통계와 사업 설명이 이어지다가 사람의 목소리가 나오는 구성이에요. 읽는 사람이 잠시 숨을 고르는 자리가 되고, 앞에서 본 숫자가 무엇을 뜻하는지 그제야 실감하게 됩니다.
사람의 말은 길게 넣을 필요가 없습니다. 몇 문장이라도 실제 표현이 그대로 남아 있으면 충분히 전해지거든요. 오히려 다듬어서 매끄럽게 만들면 그 사람의 목소리가 지워집니다.
인터뷰를 넣기로 했다면 일정도 달라집니다. 원고를 다 쓴 뒤에 섭외하면 늦어요. 목차가 나온 시점에 누구를 만날지부터 정해두어야 합니다.
검토를 언제 시작할까
보건 백서는 분량이 많아 검토에만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원고를 다 쓴 뒤에 통째로 넘기면 그 기간이 그대로 일정에 더해집니다.
그래서 초고가 끝나는 대로 부분씩 전달해 검토를 함께 돌리는 방법을 씁니다. 뒷부분을 쓰는 동안 앞부분이 검토되니 전체 기간이 줄어들죠.
검토 일정을 나눌 때는 어느 부분을 먼저 넘길지도 정합니다. 확정된 내용부터 보내고 변동 가능성이 있는 부분은 뒤로 미루면, 같은 원고를 두 번 검토하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 방식으로 가려면 기관 쪽에서도 검토 담당자를 미리 정해두어야 합니다. 원고가 오는 시점에 사람을 찾기 시작하면 오히려 늦어지거든요.
사진이 없을 때는 어떻게 할까
오래된 사업일수록 초기 사진이 없거나 화질이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10년 치를 다루면 거의 반드시 마주하는 문제예요.
방법이 없지는 않습니다. 이 보건 백서에서는 기관이 보유한 홍보 영상을 고화질로 캡처해 이미지로 활용했습니다. 사진으로 남지 않은 장면이 영상에는 남아 있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래서 자료를 요청할 때 사진만 묻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영상이나 인쇄물, 현수막 시안까지 함께 물어보면 쓸 수 있는 소재가 늘어납니다.
사진이 부족한 시기를 미리 알아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지면을 짜기 전에 알면 배치로 해결할 수 있지만, 디자인이 끝난 뒤에 알면 다시 짜야 하니까요.
지금까지 다섯 가지를 짚었습니다. 본문을 무엇으로 묶을지, 자료를 어디서 가져올지, 사람의 말을 넣을지, 검토를 언제 시작할지, 사진이 빈 시기는 어떻게 채울지요.
보건 백서 발간처럼 여러 해의 사업을 다루는 경우에는 이런 준비가 특히 크게 작용합니다. 다루는 기간이 길수록 뒤늦게 바꿀 때 되돌려야 할 분량도 함께 늘어나니까요.
다섯 가지 모두 자료를 모으기 전에 답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지금 정하면 한두 문장이면 끝나지만, 나중에 정하면 이미 모은 자료를 다시 손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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