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내용을
찾고 계신가요?

문화·예술

행사 백서 제작,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덜어낼까

채우는 일이 아니라 덜어내는 일

행사 백서 제작이 자료를 다루는 방식

2018 평창 문화올림픽 행사 백서 제작 사례

행사 백서는 자료가 모자라서 어려운 책자가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예요. 41개 프로그램에서 1,309회의 공연과 전시가 열렸다면, 넘어오는 사진은 수천 장 단위가 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지면이 정해져 있다는 점입니다. 140페이지 안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그중 일부뿐이고, 나머지는 전부 빼야 합니다.

그래서 행사 백서 제작은 무엇을 넣을지보다 무엇을 뺄지를 정하는 작업에 가깝습니다. 사진도, 프로그램도, 설명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은 그 기준을 어떻게 세우는지 짚어보겠습니다.

행사 백서 제작, 적합한 사진을 고르는 기준

우선 사진을 고르기에 앞서 나름의 기준을 세운 뒤 단계별로 추리는 것이 좋습니다. 한꺼번에 무작정 골라내려고 하면 나중에 가서는 판단력이 흐려질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번 행사 백서 제작 같은 경우에는 총 세 단계에 걸쳐 적합한 사진을 걸러냈습니다.

1차는 프로그램 단위입니다. 41개 프로그램마다 대표할 컷을 몇 장씩 뽑습니다. 2차는 해상도입니다. 지면에 크게 쓸 사진은 인쇄에 필요한 해상도가 나와야 합니다. 3차는 구도입니다. 앞뒤 지면과 비슷한 구도가 겹치면 넘길 때 같은 장면이 반복되는 느낌을 줍니다.

이 순서를 지키면 뒤로 갈수록 판단이 쉬워집니다. 앞 단계에서 이미 후보가 좁혀져 있으니까요. 사진을 어느 정도 정했다면 아래에 들어갈 캡션 문구도 함께 정리해 줍니다.

설명을 덜어낸 자리에 도식을 둡니다

일반적으로 규모가 큰 행사 백서 제작 시에는 원고에 삽입되는 숫자도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2018 평창 문화올림픽 백서만 하더라도 관람객 80만 명, 공연 1,309회처럼 상당히 큰 숫자가 등장했죠. 이처럼 큰 숫자일수록 오히려 크게 와 닿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지루하게 이어지는 텍스트 대신, 도식화로 대신해 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사람 형태 하나를 일정 단위로 정해 반복 배치하면, 80만이라는 수가 화면을 채우는 밀도로 전환됩니다. 프로그램 수도 같은 방식으로 시각 단위로 환산합니다.

이때 백서 디자인에 필요한 색은 최소한으로만 씁니다. 너무 많은 색이 등장하면 오히려 무엇이 중요한지 흐려질 가능성이 높거든요. 기본은 한 톤으로 깔고 강조할 수치에만 포인트 컬러를 넣습니다.

41개를 네 갈래로 묶습니다

프로그램을 날짜순으로 늘어놓으면 행사 백서가 일정표처럼 읽힙니다. 무엇을 했는지는 알겠는데 어떤 행사였는지가 남지 않죠. 그래서 장르로 묶습니다. 공연, 전시, 체험, 부대행사처럼 성격이 비슷한 것끼리 모아 챕터를 만듭니다. 그리고 챕터마다 시그니처 컬러를 하나씩 배정합니다. 표지 컬러에서 파생된 계열로 잡아 전체가 흩어지지 않게 하고, 각 챕터의 첫 지면과 러닝헤드, 쪽번호 영역에 그 색을 넣습니다.

목차에서도 이 색을 미리 보여줍니다. 색과 챕터가 연결된다는 것을 앞에서 알려주면, 본문에서는 색만 보고도 지금 어느 갈래를 읽는지 알게 됩니다. 챕터 안에서 프로그램 순서도 정합니다. 규모가 큰 것을 앞에 두면 뒤로 갈수록 힘이 빠지니, 중간에 한 번 더 큰 지면을 배치해 흐름에 리듬을 줍니다.

덜어내되 빠뜨리지는 않습니다

지면에서 크게 다루지 못한 프로그램을 어떻게 할지도 정해야 합니다. 자료가 적다고 그대로 빼면 그 프로그램은 없었던 일처럼 남거든요. 사진이 몇 장뿐인 경우에는 비슷한 성격의 프로그램 두세 개를 한 지면에 나란히 묶습니다. 각자의 자리는 지키면서 지면은 비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뒤쪽에 전체 프로그램 목록을 부록으로 넣습니다. 본문에서 다루지 못한 것까지 여기에는 빠짐없이 들어갑니다. 기록으로서의 완결성은 이 목록이 담당하고, 본문은 보여주는 역할에 집중하는 구조입니다. 덜어낸다는 것은 없애는 것과 다릅니다. 어디에 얼마나 둘지를 정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2018 평창 문화올림픽 행사 백서 표지

남긴 것을 살리는 지면과 종이

문화 행사를 다루는 행사 백서를 보고서 형식으로만 만들면 지면에서 온도가 사라집니다. 그래서 매거진의 구성 방식을 참고합니다. 다만 페이지마다 자유롭게 짜면 통일감이 무너집니다. 그 대신 기본 그리드는 고정한 채 사진의 크기와 위치만 바꿉니다. 서체도 두세 종으로 제한하고 그 안에서 굵기 변화만 줍니다.

이때 사진과 원고는 순서를 정해두는 편이 좋습니다. 글을 먼저 다 쓰고 나면 그 분량에 맞는 사진을 억지로 찾게 되거든요. 대표 사진을 먼저 확정한 뒤 그 크기에 맞춰 글의 길이를 조정하면 지면이 훨씬 자연스러워집니다. 참고로 여백도 이 단계에서 같이 봅니다. 사진을 크게 쓸수록 주변을 비워야 그 장면이 살아나거든요. 채워 넣기보다 한 장면에 집중하게 만드는 편이 인상을 더 오래 남깁니다.

종이는 발색이 받쳐주는 용지를 씁니다. 공들여 고른 사진이 인쇄에서 가라앉으면 앞선 선별이 의미를 잃으니까요. 오래 보관되는 기록물인 만큼 표지에는 날개를 달아 형태를 잡아줍니다.

행사 백서 제작의 절반은 이렇게 무엇을 덜어낼지 정하는 과정입니다. 남은 것이 제 몫을 하도록 자리를 만들어주는 일이 나머지 절반이고요. 만약 보다 상세한 2018 평창 문화올림픽 백서 제작 과정이 궁금하시다면, 아래에서 이어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2018 평창 문화올림픽 백서 발간, 대장정의 제작 과정

문의가 정상적으로 접수되었습니다.

남겨주신 내용 확인 뒤 신속하게 답변드리겠습니다.
02.6951.0402로 전화 주시면 더 빠른 상담이 가능합니다.